근육은 수축과 이완을 통해 신체의 움직임에 관여하는 기관으로, 그 위치나 작용, 겉모습, 기능 등의 여러 기준을 통해 구분됩니다. 그중에서도 위치에 따라 나눠보자면, 뼈에 붙는 skeletal muscle(골격근), 내장에서 peristalsis 등을 조절하는 smooth muscle(내장근), 심장의 작용을 조절하는 cardiac muscle(심장근)으로 구분됩니다. 우리가 운동을 통해 기르려고 하는 근육은 모두 골격근으로, 일상생활에서 근육이라 하면 모두 이 골격근을 가리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여러 근육 중 골격근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 골격근은 가로무늬근이다
위의 사진은 소의 홍두께입니다. 보시면 아시겠듯이 일정한 결이 나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신체도 이와 같아 근육도 일정한 결을 가집니다. 골격근은 근섬유가 일렬로 나열된 형태이며, 그 결이 가로무늬를 이루고 있어 가로무늬근이라고 합니다. 인간과 동물의 근육의 작용은 똑같아서, 홍두깨와 인간의 근육은 여러 공통점을 가집니다. 홍두깨로 요리하는 장조림이 결 방향대로는 잘 찢어지며, 결에 수직인 방향으로는 잘 찢어지지 않는 것처럼 인간의 근육도 마찬가지의 현상을 나타내는 것을 일례로 들 수 있습니다.
근육의 결과 관련된 재미난 특성이 있는데요, 바로 근육의 수축은 근육의 결과 평행한 방향으로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육은 모든 방향이 다 뼈에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양 끝부분만 뼈에 붙게 됩니다. 근육이 뼈에 붙을 때는 직접 붙기도 하지만 대개 tendon, 즉 힘줄을 통해 뼈에 부착되게 됩니다.
힘줄은 근육과 뼈를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근육이라 하고 어디서부터 힘줄이라고 할지 애매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근육과 힘줄을 구분하는 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근육의 경우 빨간색을 띠고, 힘줄의 경우 하얀색의 반짝반짝한 색을 가집니다. 물론 힘줄도 근육과 동일하게 결을 가집니다.
추가로 한 가지 얘기하자면, 대개 우리가 muscle이라고 하면 흰색의 tendon도 포함하여 생각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tendon을 제외한 빨간 부분을 muscle belly, 힘살이라고 지칭합니다.
. 근육의 origin (이는 곳)과 insertion (닿는 곳)
근육이 뼈에 부착되는 부분은 앞서 말했듯이 적어도 양 끝의 2 부분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힘의 작용에 따라 이를 origin(이는 곳)과 insertion(닿는 곳)으로 구분하게 됩니다. 고무줄을 손가락에 걸고 쏠 때를 생각해봅시다. 손가락에 고정되어 힘을 지탱하는 부분이 이는 곳, 고무줄을 쏘기 위해 당기는 부분이 닿는 곳입니다. 우리 몸에서도 마찬가지로, 근육이 수축할 때 움직이지 않는 부분은 이는 곳, 수축하여 움직임을 만드는 부분을 닿는 곳이라고 합니다. 다만, 이는 곳이라고 무조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고무줄을 쏠 때 당기는 부분을 고정하게 되면, 고무줄을 건 손가락이 당겨오게 됩니다. 이렇듯, 인간의 신체에서도 다른 근육으로 한 근육의 닿는 곳을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해주면, 그 근육이 수축할 때는 이는 곳이 움직이게 됩니다.
위 사진의 근육은 Biceps brachii, 위팔두갈래근으로 흔히 이두라고 불리는 근육입니다. 이 근육에서 상단의 두 갈래의 힘줄 붙는 곳이 바로 이는 곳이며, 아래의 하나의 힘줄이 붙는 곳이 닿는 곳이 됩니다. 실제로 Biceps brachii는 아래팔의 굽힘(flexion)을 담당하는데, 근육이 수축할 때 위의 이는 곳은 움직이지 않고 아래의 닿는 곳만이 움직여 아래팔의 굽힘을 만듭니다.
이는 곳과 닿는 곳은 근육의 위치와 작용에 핵심적인 부분으로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 근육과 관절 사이의 관계
근육은 몸을 움직이기 위해 존재하며, 몸을 움직인다는 것은 결국 뼈를 회전시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걸을 때를 생각해보면, 먼저 허벅지와 정강이를 굽혀서 다리를 들고, 다시 허벅지와 정강이를 펴서 지면에 다리를 놓게 됩니다. 따라서 근육은 적어도 하나 이상의 관절을 건너뛰어 존재해야 합니다. 관절을 넘지 않고 한 뼈 내에 이는 곳과 닿는 곳이 모두 존재하게 되면, 그 근육이 수축해도 의미 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가끔 근육은 2개의 관절을 뛰어넘어 존재하기도 하는데, 그 경우에는 닿는 곳과 가까운 쪽의 관절이 움직이게 됩니다.
대부분의 근육은 적은 힘으로 많은 가동범위를 구현하기 위해서 이는 곳은 관절과 멀게, 닿는 곳은 관절과 가깝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관절에 가까운 곳에 위치할수록 조금만 수축해도 많은 각도를 움직일 수 있어 광범위한 운동을 가능하게 합니다. 다만 움직임의 범위가 넓을 필요가 없는 근육들은 닿는 곳이 관절과 먼 곳에 위치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는 다리의 adductor 근육들로, 다리를 모으는 행동은 그리 큰 범위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과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
근육들은 얇은 막인 근막으로 덮여있고, 근육과 근막 사이로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과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과 정맥이 주행합니다. 동맥과 정맥은 주로 같은 주행 경로를 가지며, 신경의 경우 비록 시작 경로가 동맥과는 다르지만, (동맥은 심장으로부터 시작, 신경은 뇌나 척수로부터 시작), 근육 부분에서는 주로 동맥과 나란히 주행합니다.
정맥은 검붉은색이며 혈관벽이 얇아 쉽게 끊어집니다. 동맥은 탄력적인 벽으로 구성되어있고 흰색이며 표면에 무늬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은 납작하며 단단합니다. 또한 단면의 경우 동맥은 혈액이 지나가는 만큼 구멍이 뚫려있고, 신경은 내부가 꽉 차있습니다. 카데바에서 정맥은 쉽게 구분이 되며, 동맥과 신경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데, 색깔로 구분하기는 어렵고 주로 그 모양이나 만졌을 때의 느낌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색깔로도 어느정도 구분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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